Beethoven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NO. 17 "템페스트"

bayesian-trader 2025. 2. 2. 18:50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템페스트! 용서와 화해, 그리고 구원… 

 

 

 

 

오늘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자 베토벤의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템페스트'를 소개해드릴까 한다. 베토벤의 삶, 그리고 사랑과 용서, 화해에서 오는 평화로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 비인간적인 교육환경으로 상처 입은 베토벤의 유아기

• 베토벤의 인생 제2막을 빗댄 피아노 소나타 '템페스트'

• 마음으로 용서하기, 사랑과 용서 후에 찾아오는 행복을 느껴보세요.

 

인간이 지닌 숙명, 용서와 화해!

영화배우 전도연이 영화 '밀양'에 출연한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전작인 '해피엔드'에서 보여줬던 장면들을 기대하면서 봤을 것이다.

 

그러나, 뭇사람들의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린 영화 밀양! 모두의 기대를 저버린 그 '밀양'이 전하는 메시지는 해석이 다양해서 뭐라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솔직히 기독교 신자인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매우 불편했다.

아들을 죽인 놈이지만 신앙의 힘으로 그를 용서하려고 면회 간 감방에서, 죄인이 이미 하나님을 만나고 속죄함을 받았단다. 유독 보수적 색채가 강한 기독교인들을 열받게 한 그 장면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마치 '당신의 용서는 필요치 않아요. 나는 이미 크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용서받았으니까… 이제 당신도 하나님을 더 열심히 믿으면 나처럼 구원받을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장면들을 수도 없이 접하게 된다. '내가 어떻게 그를 용서할 수 있겠어', '나는 절대로 용서 못해', '아니야 그래도 용서해야 한다', '먼저 내가 용서해야 나에게 참된 평화가 온다고 하잖아'.

 

그렇다. 어렵지만 먼저 용서하지 않고서는 자신도 불행해지고 마는, 이 묘한 상황이 어쩌면 우리 인간의 숙명이 아닌가 한다. 살아가면서 용서와 화해라는 이 모순된 숙명을 거부하면 불행해진다.

 

혹시라도 마음속에 화해가 안 되는 일들,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남아 힘든 당신이라면, 먼저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아직도 클래식이 익숙하지 않다면 그냥 눈을 감고 들으면 좋겠다.

 

당신이 이 곡을 듣다가 잠이 든다면 가장 이 곡을 잘 듣는 거다. 이전에 얘기했듯이 원래 이 곡은 불면에 시달리던 어느 귀족을 위해 쓰였으니까… 아무튼 이 곡으로 위안을 받으시길… 

 

 

베토벤의 유아기, 비인간적인 교육환경으로 상처 입다

베토벤은 전 인생사를 참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지만 어렸을 때는 더 심했다.

궁정악단의 악장이었던 베토벤의 할아버지는 그의 아들도 어떻게든 악장이 되게 해보려 했지만, 결국 연주자에 그치고 말았다.

 

아버지는 이내 술주정뱅이가 되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서는 자고 있던 어린 베토벤을 깨운다. "루드비히! 너도 모차르트처럼 잘해보란 말이야." 그리고 야밤에 피아노를 치게 한다. 틀리면 주먹이 날아가는 거다. 엄마가 말려도 소용없다. 말리면 더 심해진다. 이미 이성을 잃은 아버지는 베토벤을 죽도록 패준다.

 

"야! 이 녀석아! 제대로 칠 때까지 잠들 생각하지 마! 그래 가지고 모차르트 반의 반이라도 따라가겠어? 이번에 또 틀리면 죽을 줄 알아라!" 매번 얻어맞고 울면서 베토벤은 밤새 피아노를 쳤을 것이다.

 

그렇게 아기에 커다란 상처를 받으며 베토벤은 최소한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된다. 모챠르트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사람들은 베토벤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기억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인간적인 교육환경이 만들었을 유아기의 상처로 그는 아버지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베토벤의 이 화합이 안 되는 공격성이 그를 마초적인 인간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속된 말로 '인간 말종'이 된 것이다. 오죽했으면 괴테조차도 그에게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베토벤은 함께하기 힘든 인간이야!'

  

 

베토벤의 인생 제2막, 피아노 소나타 '템페스트'

그런 그에게 변화가 생겼을까? 피아노 소나타에서 나는 베토벤의 인생 제2막을 보았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들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부제가 붙어 있는 건 인기가 있다는 뜻이다.

 

제8번 '비창'(슬픔), 제14번 '월광'(달빛), 제15번 '전원', 17번 '템페스트'(폭풍), 21번 '발트슈타인'(이건 사람 이름), 23번 '열정', 29번 '함머클라이버'(당시 이탈리아에서 새로 나온 신개념의 피아노) 등.

이 중에서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템페스트'다. '템페스트'라면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극작가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은퇴를 선언하기 직전에 썼다는 마지막 작품 아니던가!

 

밀라노 대공이었던 주인공 푸로스페로가 동생 안토니오와 나폴리의 왕 알론조의 음모로, 세 살베기 딸 밀렌 더와 함께 왕위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는 외딴섬에서 와신상담(臥薪嘗膽) 하며 마술을 연마해 나중에 그 섬을 지나던 원수 같은 나폴리 왕과 동생 일당이 타고 가던 배를 유인한다.

 

여러 가지 사건들이 벌어지다가 결국 나폴리 왕의 아들 퍼디넌드와 밀렌더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주인공 푸로스페로는 자신의 원수 나폴리 왕과 동생을 모두 용서하고 사랑으로 화해하며 끝난다.

'이건 아니잖아 셰익스피어! 당신이 전에 썼던 햄릿, 오셀로, 리어왕 이런 작품에서는 이러지 않았거든?' 피의 보복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푸로스페로는 "용서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딸 밀렌더의 입을 통해서 변화된 삶이 어떠한 것인지 말한다. '오 놀랍구나! 훌륭한 사람들이 여기에 이렇게도 많다니. 참, 찬란한 신세계로다!' 인생을 마감하는 늙은 작가가 남긴 일침, '용서를 통해 화합하고 구원을 얻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베토벤을 변화시킨 것일까?

 

사랑과 용서 후에 찾아오는 행복을 느껴보세요

 

 

자신을 내려놓지 않으면 결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다. 거창하게 원수를 사랑하라고까지 얘기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살면서 뭐 얼마나 대수롭기에 원수가 생길 정도로 풍파가 크겠나…

 

작고 많은 일상 속에서 내가 먼저 마음을 열지 못하거나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해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나, 사소한 언쟁으로 등 돌리며 사는 관계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소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거나, 직접 만나서 '내 너를 용서했노라'라고 얘기하기가 거북하다면, 마음으로라도 상대를 용서한다면 참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고 인생 후반기에 와서야 비로소 이러한 삶의 원리를 깨달은 베토벤이 참 행복을 찾았을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참고로 베토벤의 수많은 편지나 글들 그 어디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용서했다는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베토벤의 성격상 말은 못 했지만 아버지를 용서했으리라 믿고 싶다, 아니 믿는다. 몰아치는 폭풍우와 이어지는 사소한 음모들, 그 모든 것을 사랑하고 용서한 후에 찾아오는 행복을 느껴보시길. 

오늘은 그를 용서하는 당신에게 참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https://youtu.be/tiJjoFQtMvg?si=i0ba-GqQD9vFXT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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