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베토벤 - 클래식 장르에 대하여

bayesian-trader 2025. 2. 2. 17:48

1. 아이돌, 랩! 어지간히 해라! 

어렸을 때 '음악'하면 아이돌 가수들의 댄스음악에만 관심 있던 초등학생 딸아이.

인성개발에 좋다는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해 보려고 "딴딴딴~따"(베토벤 운명이었던 것 같다)를 들려줬다. 관심 없어했다. 지루하단다, 졸리단다, 자기는 클래식 체질이 아니란다…

 

그래서 큰 맘 먹고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 24개월 할부로 피아노도 한대 사줬다. 지금까지 5년 넘게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있다. 요즘은 가끔 아이 방에서 피아노 치는 소리가 들린다. 뿌듯하다. '역시 교육에 투자한 보람은 있구먼…'

 

어! 그런데 이상하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곡을 연주한다.

'와! 내가 모르는 곡도 연주할 줄도 알다니… 딸! 너 정말 대단한데?!'

무슨 곡인지 물어봤다… 드라마 '기황후'의 테마곡이란다(절망).

 

 

 2. 젖소도 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게다.

클래식 음악이 정서순화에 좋다, 질병치료에 좋다, 태교에 좋다, 범죄예방에 좋다, 등등.

인간은 물론이고 소에게 클래식을 들려줬더니 아기 소도 쑴풍쑴풍 낳더란다.

 

그런데 왜 우리 아이는 음악을 싫어하는 거야?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직원들에게 내가 유료로 사 모은 클래식 음악 MP3파일을 4기가짜리 USB에 담아 줘도 고맙다는 립 서비스 한번 들은 이후 아무런 response를 못 받아봤다. 혹시라도 생각 있으면 어느 때든 다운로드하여 들으라고 공유 PC에 올려놨다가 최근에 모두 삭제해 버렸다.

 

 

 3. 클래식을 재료삼아 대화하자 

클래식 음악에 정 붙이기가 쉽지 않은 이 현실에서 이제 다시 클래식을 꺼내 들었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게다.

어떤 사람은 뛰어난 언변으로, 어떤 사람은 호감을 살 수 있는 선물로, 어떤 사람은 뛰어난 외모로… 다 좋은데 그런 능력을 갖추기가 쉽나?

 

그런 면에서 비단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경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하는 직종에 계신 분들 입장에서 더 의미가 있겠다 싶다. 

 

다양한 화제거리를 꺼내는 기왕에 하나 더 얹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나?

고객과 대화할 때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얘기해 보면 좋지 않겠나?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제일 먼저 접하는 벽은, 이게 장르가 뭔지 당최 모르겠다는 거다.

그럼 오늘은 먼저 클래식 장르에 대해 알아보자. 장르를 알려면 먼저 어떤 악기들로 연주하는지 악기구성을 알면 좀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보통 클래식 음악의 장르는 관현악, 협주곡, 실내악, 독주곡, 오페라, 고음악, 종교음악, 크로스오버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고음악, 종교음악 등은 쉽게 접해봤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 

 

관현악(Orchestra)

관현악곡은 관악기와 현악기들인 모인 관현악단(오케스트라, Orchestra)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관현악곡 중에 제일 많이 감상되는 것이 교향곡(이거 일본말입니다. 그냥 심포니 Symphony라고 하자)이다. 

 

 

협주곡(Concerto)

협주곡은 관현악단과 독주악기가 때로는 협력하여 하모니를 만들고, 때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듯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연주하는 곡을 말한다. 보통 독주악기에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같은 현악기뿐만 아니라 오보, 클라리넷, 플루트 등 관악기가 나온다.

 

 

실내악(Chamber music)

실내악곡은 두 개 이상의 악기를 위한 곡인데,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한다.

비교해보자면, 바이올린, 비올라, 플루트, 호른 등 여러 파트의 복수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곡을 관현악이라 하고, 한 개의 악기가 오케스트라와 겨루는 모양새라면 협주곡, 그리고, 독주나 반주의 개념 없이 두 개 이상 (열 개 정도의) 악기가 협연하는 곡은 실내악이라고 한다.

 

그 인원수에 따라 2중주, 3중주, 4중주라고 부른다. 실내악은 일반 개념의 방보다는 조금 큰 홀 규모의 실내에서 연주하는 곡이다. 독주곡은 말 그대로 악기 하나로 연주하는 곡을 말하는데, 이 역시 실내악에 속한다.

 

소나타라는 음악형식이 있는데(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피아노만 연주한다. 반면,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이올린에다 피아노가 가세되는데 원래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인데 그냥 바이올린소나타라고 부른다. 이랬다 저랬다 하다 보니 절망할 수밖에…

 

 

오페라(Opera)

다들 아실 터이지만 사람들이 하도 오페라를 듣기 싫어하니까 오페라를 대중화시킨 게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대학 신입생 때 클래식에 심취하게 된 계기가 된 곡 중에 하나인 불어로 된 오페라 까르멘의 하바네라를 들어보자.

 

불문학과 친구한테 말해서 불어로 된 원곡을 한글로 적어서 외워 불렀던 적이 있었다.

술자리에서 노래시키면 부르려고 했는데 한때 술자리에 나의 18번이 "늴리리맘보"였다.

 

 

종교음악

종교음악에는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는 미사곡, 수난곡, 칸타타 등이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여자 선배는 레퀴엠을 태교음악으로 많이 들었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 울다가도 레퀴엠만 들으면 울음을 뚝 그쳤다나… 장례식 음악을 태교음악으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

 

고음악

고음악은 바흐이전의 '듣보잡' 옛날 작곡가들의 음악이나, 역시 '듣보잡' 예전 악기를 복각하여 그 시대의 연주법을 살려 연주한 곡인데, 이를 '원전연주' 혹은 '정격연주'라고도 부른다고 한단다. 개인적으로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감상해 본 적이 없어서 패스!

 

 

눈치 빠른 분이라면 바로 아셨으리라… 사례로 든 곡들이 비제오페라 빼고 모두 베토벤!

그렇다. 본인은 "베토벤빠"이다. 오늘은 클래식 음악의 장르에 대해서 정말 얇게 살~짝 알아봤는데 다음번엔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가 볼까 한다.

 

https://youtu.be/UcifcqMY0GM?si=NZyGkwC55Zl3AhJH